공유하기
입력 2002년 10월 14일 20시 56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경남 통영시 최규웅(崔圭雄·33)씨는 14일 통영시청을 찾아 1595만5659원을 기탁하고 "난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위해 써 달라"고 부탁했다.
트럭운전으로 가족을 부양해 온 최씨는 올 3월초 둘째 아들 명주(銘柱·2)군이 백혈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나 치료비와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해 실의의 나날을 보냈다.
이같은 소식이 본보(4월13일자 A25면 보도)에 전해지면서 통영시 무전동 단체협의회(회장 류주환·柳周桓)가 성금 모금에 발벗고 나섰다.
통영시 신아조선과 동양유전, 창원지검 통영지청, 통영시청 직원들이 앞다퉈 성금을 냈고 지역 시민들도 한푼 두푼 보태 3230여만원이 모아졌다.
최씨도 치료비 마련을 위해 트럭을 처분했고, 전세금 1000만원도 수술비에 보탤 생각이었다.
그러나 명주군은 자신과 맞는 골수가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한 채 지난달 12일 결국 세상을 떠났다. 최씨가 기탁한 돈은 성금 가운데 치료비로 쓰고 남은 돈 전액.
최씨는 "명주를 완치시키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보내 도와준 분들에게 면목이 없다"며 "개인적으로 써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기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현재 아버지 집에 얹혀 살면서 운수업체 등에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강호철(姜昊澈) 무전동장은 "적지않은 빚을 진데다 생계마저 어려운 최씨의 선행은 험난한 세태에 한줄기 빛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통영=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