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치료제 에이즈감염 충격]혈우병 치료제 왜 문제

  • 입력 2002년 9월 13일 0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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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血友病)은 조그만 출혈에도 피가 멎지 않아 평생 혈액응고인자를 주사 맞으면서 살아야 하는 만성 유전질환이다. 어머니로부터 아들에게만 유전된다. 피 속에 있는 여러 혈액응고인자 가운데 제8인자(A형 혈우병)나 제9인자(B형 혈우병)가 부족해 발생한다.

국내에는 현재 2500∼3000명의 혈우병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혈우병 치료제인 혈액응고인자는 수천 명의 혈액 중 혈액응고 성분만을 농축해 제조한다. 응고인자를 주사하는 순간 혈우병 환자는 수천 명의 혈액과 접촉하는 셈이다.

따라서 혈액응고인자 제조 과정에서 살균 등을 통해 바이러스를 죽이는 불활화(不活化) 공정이 가장 중요하다.

이 공정에 문제가 생기면 대형 집단감염 사고로 이어진다. 국내에서는 98년 국산 혈우병 치료제를 주사로 맞은 혈우병 환자 39명이 집단으로 급성 A형간염에 감염되는 등 혈우병 치료제 오염 사고가 잇따랐다.

혈우병은 가계(家系)의 유전질환이라는 이유로 당사자들이 공개하기를 매우 꺼리는 편이다. 혈우병 청소년의 에이즈 집단감염이 국내 최대의 에이즈 감염 사건이었는데도 당시 사회적 관심을 끌지 못했던 이유 중의 하나도 환자 본인과 부모가 노출되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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