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입 수험생 크게 감소

  • 입력 2002년 9월 12일 20시 51분


내년부터 전국적으로 대학 신입생 정원보다 대입수험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지역고교에는 진로선택에 대한 새 바람이 꿈틀대고 있다. ‘붙고 보자’ 식의 막연한 진학 대신 자신의 특기와 적성을 고려한 신중한 진학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

대구·경북지역 22개 4년제 대학과 25개 2년제 대학의 내년 모집정원은 9만 6000여명. 이에 비해 지역 수험생은 대구 3만 8000여명, 경북 3만여명 등 모두 6만 9000여명으로 지난해 7만 7000여명에 비해 9000여명 줄었다.

따라서 지역 수험생이 전원 지역의 대학에 진학한다고 해도 2만 7000여명이 부족할 정도로 입학정원과 수험생의 불균형이 심해 단순계산으로 보면 대입경쟁률은 별 의미가 없을 정도. 게다가 수험생중 상당수가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고 지역 대학 재학생중 재수나 편입을 위해 빠져나가는 경우를 포함하면 지역대학의 학생자원 부족은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고교와 대학은 대조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고교생들은 대학을 더 까다롭게 선택하려 하고 대학측은 신입생 확보를 위해 특성화 등 경쟁력 키우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고교 진학지도 교사들은 “경쟁력 있는 대학과 그렇지 못한 대학의 구분이 갈수록 드러나 학생들의 대학선택이 더 신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고 정호상(鄭浩相) 교장은 “대학진학률 자체는 의미가 없어질 것이므로 우수대학에 응시생이 몰리는 현상도 나타날 것”이라고 했으며, 경북교육청 유권재(兪權在) 중등교육과장은 “수험생 감소는 고교 특기적성교육을 내실있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 대학들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 대학관계자들은 지역 수험생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더욱 몰리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지만 별 뾰족한 묘안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몇몇 총장들은 “그동안 지역대학들이 경쟁력을 키우는 데 소홀했던 점도 있다”며 “세계와 경쟁한다는 배수진을 치고 수험생에게 비전을 보여주는 것 외는 달리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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