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발언 배경]‘李후보 낙마’ 강조하려다…

  • 입력 2002년 8월 22일 18시 57분


민주당 이해찬(李海瓚) 의원의 21일 ‘병역의혹 국회제기 요청’ 발언은 올해 대선을 전망하는 여러 가지 얘기를 하던 도중에 튀어나왔다. 당시 현장에는 본보 기자를 포함해 4명의 기자가 함께 있었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배심원 판결은 이미 끝난 상태”라며 이 후보의 ‘중도 낙마(落馬)’ 가능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9월2일부터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법사 국방위를 중심으로 병역문제로 공방이 벌어져 논란이 확산될 수밖에 없는 데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이 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씨에게 소환장만 발부돼도 그것으로 게임은 끝날 것’이라는 게 그의 얘기의 골자였다.

이 의원은 또 “TV 대선후보 토론 과정에서도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정몽준(鄭夢準) 후보와 병역문제를 협공하게 될텐데 1명이 공격하면 주장이지만 2명이 공격하면 팩트(사실)가 된다”며 이 후보가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 직후 그는 이 후보의 낙마 가능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박영관(朴榮琯·서울지검 특수1부) 부장이 여러 정황을 확보하고 올해 3월에 수사를 결심했고 굉장히 수사를 하고 싶어했다더라”는 말을 꺼냈다. 특히 “다른 건으로 잡혀 들어온 김길부(金吉夫) 전 병무청장이 (정연씨 병역면제 건을) 지레짐작하고 불어버렸다고 하더라”며 병역비리가 ‘실체적 진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렇게 보면 이 의원의 이날 발언은 이 후보의 낙마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강조하려다가 ‘지나치게 나간’ 발언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자신의 정보력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도 작용했다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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