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만학의 꿈을 꺾지 마세요”

  • 입력 2002년 8월 11일 19시 35분


광주지역의 유일한 평생교육시설인 밀알희망중학교(교장 이심·李心)가 시교육청의 보조금 중단으로 폐교 위기에 놓여 있다.

1998년 광주 북구 누문동 건물을 임대해 문을 연 이 학교는 현재 40∼60대 주부들이 주축을 이룬 중1 과정 130여명 등 300여명이 공부하고 있다.

개교 이후 2년 동안 재정 부족으로 교사들의 월급도 지급하지 못했던 이 학교는 2000년 정규 중학교로 인정되면서 교사 인건비가 지원되고 올부터 중1 무상의무교육 실시로 수업료가 면제되는 등 경영에 다소 숨통이 트였다.

그러나 지난 달 광주시교육청이 ‘97년 9월 이후 학력을 인정받은 시설로서 교사(校舍) 및 교지가 운영자의 소유가 아닌 시설을 경우 운영자 명의로 소유권이 확보된 뒤 지원금을 교부해야 한다’는 규정을 들어 교직원 인건비와 교육 기자재 구입비, 중학교 무상의무교육비 등의 보조를 중단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광주시가 시유지를 싼 가격으로 불하하면 빚을 얻어서라도 건물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이 교장은 “현재 300여명의 학생들이 있고 입학 문의도 늘어나고 있어 무슨 수를 쓰더라도 학교를 살리겠다”며 “개인이 아닌 재단법인의 교육사업인 만큼 광주시나 구청에서 기반을 잡을 때까지 부지를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대표 주명희씨(45)는 “어렵게 평생교육 시설에서 공부하는 보람을 느끼고 있는데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니 너무 안타깝다”며 “학교가 정 어렵다면 모금운동이라도 벌여서 학교를 살리기로 결의했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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