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8월 7일 16시 17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또 월드컵 휘장사업의 미래매출 및 이익규모를 크게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를 감사한 안건회계법인은 부외(簿外)부채와 계열사간 자금거래 내역 등을 찾아내지 못한채 '적정'의견을 표시해 배상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코오롱TNS의 100% 주주인 이동보 회장과 심완보 대표는 현재 잠적한 상태이며 검찰은 조만간 금융사기 의혹에 대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코오롱 TNS는 7월25일 신한은행 종로지점에 돌아온 어음 37억원을 막지 못해 부도처리됐다.
코오롱TNS의 기업어음(CP) 발행잔액은 945억원이며 이중 300억원은 상호저축은행이, 나머지는 보험사와 기업체 등이 갖고 있다.
그러나 코오롱TNS의 2001년 감사보고서에는 만기 1년 미만의 유동부채가 372억원으로 기록돼있으며 주석사항에도 CP발행 내역은 전혀 없다.
회사 관계자는 "2001년말 약 700억원의 CP가 발행됐으나 장부상에 기록하지 않았다"며 "세진대리석과 대성합성화학 등 부실계열사를 지원하는데 사용됐다"고 분식회계 사실을 시인했다.
계열사간 자금지원도 세진대리석 12억원 대여 등 일부 사안밖에 표시돼있지 않아 부정한 방법으로 계열사를 편법지원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또 감사보고서에는 "코오롱TNS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월드컵휘장사업의 독점권을 따내 앞으로 매출 6000억원, 순이익 800억원이 예상된다"고 기재했으나 실제 매출액은 100억원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미래실적을 지나치게 부풀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건회계법인은 재무제표가 기업회계기준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적정'의견을 줬다.
안건회계법인 강희돈 전무는 "코오롱TNS가 원천적으로 재무제표를 속여 제출했기 때문에 CP발행이나 내부자거래를 찾아내지 못했다. 휘장사업은 회사의 예상치를 검증할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코오롱그룹 이동찬 명예회장의 이복동생인 이동보 회장은 88년 회사를 그룹에서 분리한뒤 레저 외식사업까지 진출했으며 최근 월드컵휘장 사업으로 심한 자금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