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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6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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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는 백령도 해병부대에 근무하는 이선웅(47)상사. 이 상사는 틈나는 대로 다양한 분야의 공부를 해 한문지도사 등 교육관련 자격증을 7개나 갖고 있는 해병대의 ‘공부벌레’다.
그가 어린이들의 정서순화와 예절 교육을 위해 한문교실을 개설하고 싶어하자 섬내 유일한 사찰인 흑룡사측이 장소를 제공하면서 한문교실이 탄생했다.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주3회 2시간씩 열리는 이 한문교실에는 현재 50여명의 학생과 주민이 참가하고 있다.
‘기초한자와의 만남’이란 주제로 ‘부수 이야기’ ‘한자와 우리생활’ ‘한자에 얽힌 고사성어’ ‘한글을 잘 쓰기 위한 한자의 활용’ 등을 단계별로 배우고 있다.
한문교실에 참가하고 있는 임종익군(11·북포초교 4년)은 “군인 아저씨가 재미있는 농담을 곁들인 강의를 해주니 한자가 재미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자녀와 같이 한문교실에 참가중인 학부모 김미경씨(34·진촌리)도 “방학이 되면 아이들이 컴퓨터 게임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가뜩이나 군복무에도 바쁠 현역군인이 한문 뿐 아니라 예절까지 가르쳐줘 고맙기 이를데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상사는 “어린이들의 경우 한글과 연계된 한자의 의미를 새롭게 깨우치는 과정을 통해 어휘력이 풍부해지고 감성이 깊어질 수 있다”며 “사실 처음에는 쑥스럽다는 생각에 머뭇거리기도 했지만 반응이 좋아 보람있다”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