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외국친구들과 생활하며 서로 배워요"

  • 입력 2002년 8월 2일 00시 21분


“말은 안 통하지만 몸짓을 보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지 알 수 있어요.”

인천 중구 신흥초등학교 6학년인 정다혜양(12)은 요즘 하루 종일 새로 사귄 중국 친구와 함께 보낸다.

지난달 28일부터 집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 이 친구는 중국 웨이하이(威海)시 후안취(環翠)구에서 소학교에 다니고 있는 샤린린(沙琳琳·12·여).

처음에는 말이 통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이런 저런 몸짓과 회화책을 통해 배운 간단한 몇 마디만으로 나름대로 의사 소통이 가능한 상태다.

며칠 동안 함께 지내다 보니 이제는 우리말과 중국말이 뒤섞인 속에서도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웃음보를 터뜨리기도 한다.

다혜를 포함해 신흥초등학교와 송월초등학교 4∼6학년생 12명에게 최근 이같은 중국 친구가 생겼다.

중국 친구들은 모두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로 남학생과 여학생이 각각 6명씩이다.

1998년 후안취구와 우호교류협정을 맺은 인천 중구가 홈스테이 형식으로 초청해 지난달 28일 배편으로 인천에 도착했다.

3일 출국할 때까지 월미도 자유공원 등 인천지역 명소를 비롯해 경복궁 민속박물관 청와대 등을 돌아보며 한국과 인천에 대한 견문을 넓힐 예정이다.

또 다혜 등 12명의 한국 학생들도 중국 친구들과 함께 출국해 일주일 동안 중국에 머문다.

비용은 중구와 후안취구가 맡는다.

부천시의 각 가정에도 지난달 27일부터 3일까지 자매도시인 일본 오카야마(岡山)시의 남녀 중학생 15명이 홈스테이를 하고 있다.

이들은 경주문화관광단지와 에버랜드를 비롯해 만화박물관 공예체험장 등 부천지역 문화시설을 둘러보며 다양한 체험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가 세 번째 교류.

오카야마시에는 지난해 홈스테이를 했던 부천지역 중학생 15명이 지난달 29일부터 7일까지 머물며 일본을 배우고 있다.

이밖에 인천 가천의대는 훔볼트의대 등 독일 유명 의대생들을 8월 한 달 동안 초청해 학술교류와 서로의 문화에 관해 배우는 행사를 3년째 이어오고 있다.

현재 독일 의대생 9명이 가천의대 학생들과 함께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임상실습을 비롯해 다도(茶道)와 생활예절 동양의학 등을 배우고 있다. 이처럼 최근 홈스테이를 통한 학생간 국제교류가 꾸준히 이뤄지면서 이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낯선 외국 학생들을 대하기가 조심스러워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식이었지만 차츰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 산 공부’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

일주일 동안 중국 학생을 맞은 강춘심씨(41·여·인천 남구 용현동)는 “중국 음식보다는 김치와 된장찌개 등을 주로 해 주는데 아이도 좋아한다”며 “중국 아이는 우리 아이의 컴퓨터 실력을, 그리고 우리 아이는 새 친구의 예의범절을 배우려 한다”고 말했다.

박승철기자 parkk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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