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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14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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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이치현 다케도요교육위원회 학교교육과장과 중앙공민관장을 지낸 오타 미노루(太田穗·62)는 37년간의 공직생활을 끝내면서 받은 퇴직금 중 50만엔(약 500만원)을 서울 대광초등학교에 기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오타씨는 13일 대광초교가 이 돈을 보태 도서실에 회전식 서가, 의자, 전자도서 등을 갖춘 새로운 도서실을 마련해 가진 개관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대광초교는 도서관 입구에 한국어와 일본어로 된 현판을 부착해 학생들이 오타씨의 아름다운 마음을 기리도록 했다.
오타씨가 대광초교와 인연을 맺은 것은 다케도요교육위 학교교육과장 시절인 85년 다케도요초등학교와 대광초교의 자매결연을 주선한 게 계기였다. 두 학교의 학생과 교직원들은 해마다 번갈아 가며 자매 학교를 방문해 합창회와 미술전시회 등을 가지면서 우정을 쌓아왔다.
오타씨는 한국 어린이들이 방문할 때면 사비까지 써가며 친자식처럼 보살피고 안내했으며 틈만 나면 한국을 찾아 벌써 30번이나 방한했다.
이승우(李昇雨) 대광초교 교장은 “오타씨는 전생에 한국인이었을 것이라고 느낄 만큼 한국에 애정을 쏟았고 피땀 어린 퇴직금까지 쾌척했다”며 “월드컵 때는 한국팀이 승리할 때마다 전화를 걸어 축하하고 함께 기뻐했다”고 말했다.
오타씨는 “일본의 교육은 틀에 박힌 면이 있으나 한국은 영어, 컴퓨터 교육이 활성화되고 있는 등 활력이 있어 배울 점이 많다”며 “한일 양국이 불행한 과거에만 집착해서는 안 되며 어린이 교류 확대 등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