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씨 47억원 받아 …알선수재 조세포탈 혐의 기소

  • 입력 2002년 7월 10일 18시 19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金弘業) 전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이 기업 등에서 이권 청탁과 함께 25억8000만원을 받고 현대와 삼성 등 대기업에서도 활동비 명목으로 22억원을 받는 등 모두 47억8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업씨는 또 전 현직 국가정보원장에게서 용돈 등의 명목으로 수 차례에 걸쳐 3500여만원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대검 중앙수사부는 10일 홍업씨 비자금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홍업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와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홍업씨가 기업 등에서 받은 것으로 밝혀진 돈은 지난달 21일 구속 당시에 밝혀진 22억8000만원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검찰 관계자는 “홍업씨와 측근들을 둘러싼 각종 돈 거래 의혹 등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서는 홍업씨 기소 이후에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치자금 등 수수〓홍업씨는 9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친지 등에게서 후원금 명목으로 11억원을 받아 이 중 5억원을 선거자금으로 사용하고 6억원을 남겼으며 96년 총선 때는 국회의원 후보 20여명에게 선거 홍보활동을 해주고 6억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홍업씨가 98년 3월부터 2000년 2월까지 고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에게서 13차례에 걸쳐 16억원,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5억원, 삼보판지에서 1억원 등 22억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기업에서 받은 돈에 대해 5억8000만원의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그러나 홍업씨가 98년 이후 개인과 기업 등에서 모두 31억원을 받아 17억원을 사용한 사실은 확인됐지만 대가 관계가 밝혀지지 않아 사용처 확인이 불가능하며 96년 이후 정치자금에 대해서도 공소시효가 지나 수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홍업씨가 받은 정치자금과 활동비의 출처와 조성 경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는 등 파문이 예상된다.

▽국정원장 돈 수수〓검찰은 홍업씨와 국정원의 돈 거래 의혹과 관련, 홍업씨 계좌에 7200여만원의 국정원 발행 수표가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특히 임동원(林東源·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별보좌관) 전 국정원장과 신건(辛建) 현 국정원장이 99년부터 지난해까지 홍업씨에게 용돈과 명절 떡값, 휴가비 등의 명목으로 각각 2500만원과 1000만원을 준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임 특보는 “국정원장 재임 시절 있었던 일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