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완 잡혀야 의혹 풀린다”…TPI로비 핵심역할 가능성

  • 입력 2002년 5월 21일 18시 38분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붙잡혀야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의 각종 비리 혐의를 묻는 질문에 검찰 관계자들은 이런 답변을 되풀이하고 있다. 김씨가 최씨 비리 의혹의 ‘핵심적인’ 인물이라는 뜻이다.

지난달 22일 잠적한 김씨는 검찰 수사망을 피해 도피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일부 언론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며 자신의 입장을 밝혀왔지만 검찰의 포위망이 좁혀지자 이마저도 완전히 끊어졌다.

김씨의 행방이 갈수록 오리무중(五里霧中)에 빠지자 검찰은 김씨 검거 전담반을 구성, 김씨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별다른 단서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검찰은 김씨가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풀어줄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치인 출신으로 여야를 넘나드는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어 TPI의 체육복표사업자 선정 청탁을 받고 실제로 정관계 인사들을 직접 만나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씨는 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가 2000년 7월 최씨에게 “체육복표사업자로 선정되도록 도와달라”고 청탁하는 자리에 함께 있었다. TPI가 사업자로 선정된 뒤인 지난해 4월에는 송씨에게서 TPI 주식 2만3000주를 받아 차명관리해온 의혹도 받고 있다.

김씨는 최씨의 다른 비리에도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3월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병원 의약품 납품비리 사건을 수사할 때 김씨는 서울 모병원에서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현금 1억5000만원과 관련 벤처기업 주식 14만주를 받아 최규선씨와 최성규(崔成奎·해외도피 중)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과 나눠가졌다.

김씨는 지난달 16일 최씨가 검찰에 출두하기 직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측근들과 가진 검찰수사 대책회의에도 참석했다.

최씨 비리 의혹을 처음 폭로한 천호영(千浩榮)씨도 “최씨가 이권 개입의 대가로 받은 돈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 및 김씨와 나눠가졌다”고 주장했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김희완씨 비리 의혹 및 혐의
내 용시 기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대표 송재빈씨에게서 사업자 선정 청탁과 함께 TPI 주식 2만3000주 받음2000년 7월∼2001년 4월
김홍걸씨와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씨 등과 이권에 개입하고 대가 나눠 가짐2000년∼최근
최규선씨 검찰 출두에 대비한 대책회의 참석2002년 4월11∼13일
경찰 수사 무마 청탁 대가로 모병원에서 돈과 주식 받음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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