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씨 받은 돈 대가성 확인

  • 입력 2002년 5월 16일 17시 57분


서울지검 특수2부(차동민·車東旻 부장검사)는 16일 오전 출두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39)씨가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이 체육복표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가 주당 3000원의 헐값에 매입한 TPI 주식 6만6000주를 넘겨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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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17일 새벽까지 홍걸씨에 대한 조사를 계속했으며 이르면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홍걸씨 검찰출두 장면 동영상 보기

검찰은 특히 홍걸씨가 주식을 받은 대가로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TPI의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청탁이나 로비를 했는지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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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검찰에 따르면 홍걸씨는 지난해 4월 최씨에게서 TPI 주식 6만6000주를 주당 3000원씩 1억9800만원에 넘겨받아 동서 황인돈씨의 회사 직원 등의 명의로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최씨가 홍걸씨에게 TPI의 체육복표사업자 선정 청탁의 대가로 주식을 넘겨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TPI 주식의 장외시장 가격이 2만원 이상이었던 점에 비춰 홍걸씨가 최소한 10억원 이상을 이권 청탁의 대가로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최씨와 TPI 대표 송재빈(宋在斌·구속)씨가 당초 이들이 주장했던 것과는 달리 체육복표사업자 선정 이전인 2000년 8월부터 만난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홍걸씨를 상대로 △코스닥 등록업체 D사와 S건설 등 기업체 돈 14억여원을 최씨를 통해 받았는지 △D사 박모 사장 등 10여개 기업체 대표들과 접촉한 경위 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검찰은 16일 밤부터 홍걸씨의 신분을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바꿔 피의자 신문조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걸씨 출두〓홍걸씨는 16일 오전 10시 변호인인 조석현(曺碩鉉) 변호사와 함께 서울지검 청사로 출두한 뒤 낮 12시경 11층 특별조사실로 자리를 옮겨 밤샘조사를 받았다.

현직 대통령 아들이 검찰에 소환된 것은 97년 5월15일 당시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홍걸씨는 “죄송합니다. 부모님께도 면목이 없습니다. 국민께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고 짧게 말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검사실로 향했다.

이수형기자 sooh@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홍걸씨 LA집 곧 처분 가족들도 조만간 귀국”▼

비리 의혹으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가 조만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부근 팔로스버디스의 주택을 처분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6일 “홍걸씨는 귀국 전 호화생활 논란을 빚은 미국 집을 팔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홍걸씨의 집은 조만간 처분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홍걸씨의 아내와 두 아들도 집이 처분되는 대로 귀국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걸씨는 유학생 신분으로 2000년 6월 97만여달러를 주고 팔로스버디스의 주택을 구입해 자금출처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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