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뷰 67가구 빼돌려 분양대행사서 별도분양

  • 입력 2002년 5월 9일 18시 41분


경기 성남시 분당 파크뷰아파트 특혜분양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특수부는 9일 분양대행사인 ㈜MDM이 공개 분양을 전후해 모두 67가구를 빼돌려 사전분양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시공사인 에이치원개발과 위탁관리사인 생보부동산신탁 등이 사전분양한 아파트를 포함하면 전체 사전분양 물량은 100가구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전분양 및 관련자 구속〓검찰은 이날 ㈜MDM 대표 문주현씨(44)를 공정거래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이 회사 부사장 문모씨(45)를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대표 문씨는 에이치원개발이 시행하는 파크뷰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을 대행하면서 지난해 3월9일 공개분양을 전후해 모두 67가구의 아파트를 빼돌려 분양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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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계 로비분양 한듯

검찰수사 결과 문씨는 선착순 분양 전날인 3월8일 정자동 파크뷰 견본주택 앞에서 선착순 분양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의 눈을 피해 박모씨(여)를 뒷문으로 들어오게 한 뒤 분양대금을 받고 33평형 아파트 한 가구를 분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선착순 분양 당일에도 선착순과 상관없이 끼워 넣기 식으로 일부 인사들에게 편법 분양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사전 분양을 받은 67명의 신분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명단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문씨를 통해 분양을 받은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 등의 신원을 일부 파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특혜분양자들에 대한 소환조사 시기도 다음주에서 이번 주말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수사 진행 상황〓검찰은 이날 파크뷰 관련 3사 분양담당 직원들을 상대로 ‘사전분양 경위 및 대상자 선정배경’과 관련한 조사를 벌였으며 조만간 에이치원개발 회장 홍모씨(54)를 불러 사전분양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한 뒤 불법사실이 드러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당초 이르면 이날 중으로 소환키로 했던 김은성(金銀星) 전 국가정보원 2차장에 대해서는 “사전분양이 확인된 만큼 당분간 김씨를 소환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구속영장이 청구된 문씨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분당 미금역 주변 2000여가구 규모의 대형 오피스텔 분양에 성공하면서 부동산업계에서는 ‘분양의 귀재’로 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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