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시장 선거 대선 볼모 느낌

  • 입력 2002년 5월 7일 21시 34분


부산 시민들은 요즘 정치판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 서글픈 생각마저 든다고 입을 모은다.

여야가 부산시장 선거를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 쯤으로 여기는 꼴이 그동안 나몰라라 하던 부산을 볼모로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노풍(盧風)’의 주인공인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는 6월 지방선거에서 부산 울산 경남 3곳 중 한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할 경우 후보 재신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3곳 중 가장 자신 있는 지역으로 부산을 꼽고 있는 듯 하다.

후보 결정 후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을 만나 부산시장 후보를 거론하기도 했으며 최근 기자회견에서는 부산시장 선거와 관련해 “어떤 조건에서도 자신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뒤질세라 한나라당 부산 출신의원들은 노 후보가 “부산 의원 17명보다 내가 부산을 위해 한 일이 더 많다”고 말하자 발끈하고 나섰다.

또 한나라당 부산시장 후보인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은 노 후보의 움직임에 대해 “부산시장 자리는 대통령이 되기 위한 헌납의 대상이 아니라 부산시민이 선택할 문제”라며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그도 김 전 대통령을 찾아가 깍듯이 인사를 올렸다.

그러나 부산시민들은 98년 외환위기 이후 실업률 등 부산의 경제적 고통지수가 전국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난 해 3분기까지 꼴치를 면치 못할 때 이들 정치인들은 무엇을 했으냐고 묻고 있다. 부산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보여줄 태세다.

<부산에서>

조용휘기자 사회1부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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