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상류 생태계파괴 우려

  • 입력 2002년 5월 5일 22시 44분


정부가 북한의 금강산댐 붕괴위험과 관련, 평화의 댐을 보수하고 화천호를 비우기로 결정함에 따라 북한강 상류의 생태계가 큰 타격을 입게 될 형편이다.

당국은 최근 금강산댐의 붕괴위험에 대비해 평화의 댐 상부에 콘크리트 덧씌우기 공사를 추진하고 화천호를 비워 두었다가 물을 가두는 ‘수마대비’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화천댐의 경우 이미 지난해 말부터 수문 비상방류구 설치 공사를 위해 5개월째 호수물을 뺀 상태인 데 또 다시 금강산댐 붕괴위험에 대비해 호수를 장기간 비우게 될 예정이어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

특히 화천호의 경우 87년 평화의 댐 공사때 각종 담수어가 떼 죽음을 당한 뒤 이제 경우 회복되려는 시점에 또 다시 이처럼 상류에 대형 공사가 추진되고 장기간 호수가 비워지게 돼 생태계가 큰 타격을 입게 될 형편이다.

화천호 용호내수면 함성근(53·강원 양구군 양구읍 공수리)어촌계장은 “평화의 댐 공사때 화천호 상류 민물고기가 무려 3년동안이나 떼 죽음을 당했다”며 “이제 겨우 일부 어종이 되 발견되는 등 회복돼 가는 마당에 또 호수가 비워지고 상류에 대공사가 추진되면 생태계가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마을 김상준씨(51·화천군 화천읍 동촌2리)도 “화천호의 물 비우기가 장기화되면 민물고기의 씨가 마르고 이로 인해 장기간 고기잡기가 어려워 상류 어민들의 생계가 큰 타격을 입게 될 형편”이라고 걱정했다.

실제로 최근 북한강 상류의 경우 금강산댐 공사 이후 물 유입량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 평화의 댐 보강공사로 인해 상류에서 흙탕물이 대거 유입되면서 담수어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 어민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양구군 용호어촌계(계원 21명)의 경우 화천댐이 지난해 말부터 수문공사를 위해 5개월째 호수물을 빼면서 어구 122건이 파손되거나 유실되고 낚시터 2개소가 영업을 못해 줄잡아 모두 11억9900만원(어촌계주장) 가량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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