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사이트 운영 30대남자 10대남자 2명과 동반자살

  • 입력 2002년 5월 5일 18시 21분


4일 오후 5시경 경기 평택시 포승면 신영 1리 장작골 산길에서 백모(18·서울 송파구 방이동), 이모군(19·서울 중랑구 망우동)과 이모씨(35·광주 북구 우산동) 등 남자 3명이 승용차 안에서 숨져 있는 것을 주민 서모씨(40)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서씨는 “논일을 하러 산길을 지나가는데 시동이 켜져 있는 승용차 안에 젊은이들이 누워 있어 이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이들은 앞좌석에 2명, 뒷좌석에 1명이 각각 숨진 채 누워 있었으며 차량 안팎에는 빈 소주병 10여개와 잔고가 얼마 안 되는 예금통장 1개가 있었다.

이들이 타고 있던 경기 65허 94XX호 매그너스 승용차는 숨진 이씨가 1일 S렌터카 평택영업소에서 8일까지 대여한 차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과 함께 자살하려다 최근 포기한 최모씨(26·여)에 대한 조사에서 숨진 사람들은 이씨가 운영하는 자살사이트에서 만났으며 1일 최씨가 살고 있는 평택에 찾아와 함께 자살할 것을 권유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최씨로부터 ‘이씨는 우울증과 카드 빚에 시달렸으며 백씨는 어릴 적 받은 학대 때문에 자살을 생각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최씨의 진술과 이씨 등 숨진 3명이 외상이 없는 점, 승용차 머플러와 뒷좌석 유리창문이 호스로 연결된 점 등으로 미뤄 자살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이들이 함께 승용차 배기가스를 마시고 동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들이 존 그리셤 원작의 영화 ‘의뢰인’의 한 장면을 그대로 모방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평택〓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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