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성씨, 최규선씨 각종 비리내용 권노갑씨에 보고

  • 입력 2002년 5월 1일 18시 03분


'진승현 몰라요'
'진승현 몰라요'
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2000년 7월 당시 김은성(金銀星) 국가정보원 2차장에게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와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의 비리를 보고받은 사실이 1일 밝혀졌다.

검찰은 또 이날 권 전 최고위원을 소환해 2000년 7월과 3월 각각 김 전 차장과 민주당 당료 출신 최택곤(崔澤坤)씨에게서 MCI코리아 대표 진승현(陳承鉉)씨의 돈 5000만원씩 1억원을 받았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최규선 비리 보고〓김 전 차장의 한 측근은 1일 “김 전 차장이 2000년 7월 당시 민주당 상임고문이었던 권 전 최고위원을 집으로 찾아가 홍걸씨와 최씨가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다닌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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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전 최고위원은 김 전 차장의 보고를 받고 청와대에도 보고 내용을 전달했으며 김 전 차장도 직접 청와대에 홍걸씨와 최씨 문제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본보 4월13일자 A1면 참조).

서울지검 특수1부(박영관·朴榮琯 부장검사)도 이날 김 전 차장이 당시 최씨와 관련된 여론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권 전 최고위원은 검찰에 출두하면서 “김 전 차장이 찾아와 나와 관련된 사안을 보고하면서 최씨에 대한 여러 가지 비난의 소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권과 청와대가 오래 전부터 최씨와 홍걸씨 문제를 알고도 사후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문제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차장이 보고한 내용 가운데 최씨가 홍걸씨를 배경으로 복표 사업자 선정 등 각종 이권에 개입한 의혹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사중이다.

▽권 전 최고위원의 금품수수 및 정치자금 제공 의혹〓김 전 차장은 검찰에서 “권 전 최고위원에게 최씨에 대해 보고하면서 진승현씨의 계열사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진씨의 돈 5000만원을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진씨에게서 “2000년 3월 중순 ‘권씨에게 전해 달라’며 최택곤씨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최씨를 소환해 5000만원이 권 전 최고위원에게 전달됐는지를 조사했다.

최씨는 지난해 12월 진씨에게서 금감원 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1억59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러나 권 전 최고위원은 “내가 돈을 받았다는 것은 진승현 일당의 허위 날조 조작이며 최택곤씨는 현 정권 출범 이후 만나지 않았다”며 금품수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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