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씨, 건설사 통해 돈세탁 아태재단에 수억 건넨듯

  • 입력 2002년 4월 24일 01시 02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김종빈·金鍾彬 검사장)는 23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金弘業) 아태재단 부이사장의 동창인 김성환(金盛煥) 전 서울음악방송 회장이 건설업체인 A사와 H사 등을 통해 수억원을 세탁한 뒤 아태재단 측에 전달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김성환씨가 아태재단 측에 전한 수표 일부가 1, 2년이 지나도 시중 은행에 지급 제시되지 않아 김홍업씨나 아태재단 관계자가 지금까지 이 수표를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관련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김성환씨 차명계좌에서 건설업체 A사와 H사 통장에 출처가 불분명한 100만원권 수표 수백 장이 입금됐다가 1000만원권 수표로 인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입금 경위와 사용처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또 건설업체 청탁과 관련, 1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임정엽(林呈燁) 전 대통령 정무수석실 행정관이 청와대 재직시에도 김성환씨와 수억원대의 자금을 거래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특히 임씨가 5억원대의 자금을 김성환씨의 차명계좌에 입금하면서 홍업씨나 아태재단의 자금을 세탁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한편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대웅(金大雄) 광주고검장은 25일로 예정된 검찰 소환 조사에 앞서 거취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 고검장이 출석 의사를 밝혔다”며 “고검장 신분 변동 여부에 관계없이 소환조사를 해 공무상 비밀 누설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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