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국극단, 韓日합작 창무극 취소 파문

  • 입력 2002년 3월 22일 21시 37분


광주시립국극단이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한일 합작으로 추진하던 창무극 ‘현해탄에 핀 매화’ 공연(1월 14일자 A25면 보도)이 돌연 취소돼 파문이 일고 있다.

22일 광주시립국극단에 따르면 성창순 시립국극단장은 시립예술단 노조 창립을 하루 앞둔 19일 객원 출연자를 확보하기 어렵고 안무자와 일정을 조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창무극 공연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성 단장의 결정에 대해 국극단 단원들은 “3개월 동안 주말도 반납한 채 연습에 매달려 왔다”며 “공연을 취소한 진짜 이유는 국극단원들이 노조 결성을 주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양신승 노조위원장(국극단 수석단원)은 “예술단 본연의 임무인 공연활동을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성 단장과 대화를 통해 공연 재개 여부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창무극 공연을 기획한 대한전통예술보존회 회장이자 성 단장의 남편인 양명환씨는 “단원들이 노조 결성을 사전에 알리지 않아 성 단장이 서운했던 것은 사실이나 이 때문에 공연을 취소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성 단장은 공연 취소 발표 직후 병가를 제출하고 서울의 집에 머무르고 있다.

‘현해탄에 핀 매화’는 광주시립국극단과 일본 최대 극단인 ‘시키(四季)’가 함께 제작하는 작품으로 외교통상부가 8억원, 광주시가 56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총 20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작품.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선비의 일대기를 그린 이 작품은 월드컵 개막일인 5월31일 광주 공연을 시작으로 서울, 대구에 이어 일본 도쿄(東京)와 와카야마(和歌山) 등지에서 공연될 예정이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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