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방대 생존하려면 자기반성부터 하자"

  • 입력 2002년 3월 15일 18시 23분


“지방대 내부 문제부터 해결하지 못하면 비록 수도권 집중화가 완화되고 지방대육성특별법이 추진되더라도 내실 있는 지방대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14일 대구에서 열린 대구기업문화포럼에서 ‘지방대 육성 과제와 전망’을발표한 이상천(李相天·사진) 영남대 총장은 지방대학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지적해 큰 관심을 모았다.

“경제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가 수도권으로 집중돼온 것이 지방대 위기의 중요한 원인이지만 지방대학들이 무사안일한 태도로 중앙정부에 손만 벌려온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총장은 지방대 위기의 외부 원인으로 △수도권 집중화 △실질적 지방자치의 부재 △고교 평준화 △졸업정원제와 정원자율화 정책 등을 들었다.

또 내부 원인으로는 △학과끼리의 장벽 △조직구성원의 업무성과에 대한 인센티브 부족 △대량생산 위주의 교육방식 △비대한 행정조직 △느슨한 인사관리 시스템 등을 꼽았다.

“해마다 일률적으로 인상되는 교직원 보수도 신중히 재고해야 합니다. 세계적 학술지에 논문을 싣는 교수와 5년 동안 논문 한 편 제대로 못쓰는 교수가 똑같은 보수를 받는 것은 문제입니다. 생산성이 낮은 교직원은 과감하게 도태시키는 풍토가 시급합니다. 능력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 대우는 또하나의 불평등아닐까요.”

이 총장은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이라는 이분법 대신 어느 지역에 있더라도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되느냐가 지방대 발전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선진외국대학이나 다른 지방대학, 수도권대학의 장점을 끊임 없이 벤치마킹하고 전략적으로 제휴해야 합니다. 지방자치단체도 지역의 우수대학을 시립 또는 도립대학으로 지정해 육성할 필요도 있고요. 지방대육성특별법도 모든 지방대학에 획일적으로 적용하기 보다는 경쟁력 있는 대학에 선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경산〓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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