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관씨 등 새한경영진 수사

  • 입력 2002년 3월 8일 15시 50분


공적자금비리 특별수사본부(본부장 김종빈·金鍾彬 대검 중수부장)는 새한그룹 이재관(李在寬·39·사진) 전 부회장이 분식회계로 금융기관을 속인 뒤 1000억원대의 자금을 대출 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이 전 부회장을 11일 소환하기로 했다.

이 전 부회장은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 이병철(李秉喆) 회장의 손자이며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의 조카다.

검찰은 ㈜새한 한형수 전 부회장과 새한미디어 김성재 전 사장도 12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은 ㈜새한 등 새한그룹 계열사들이 98, 99 회계연도에 1500억원의 이익을 낸 것처럼 회계장부를 허위로 꾸민 뒤 이를 근거로 4, 5개 금융기관에서 99년과 2000년에 1000억원을 대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은 주주들에게 20여억원을 불법 배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새한그룹은 2000년 6월 워크아웃에 들어갔으며 800억원의 금융기관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부회장이 대출 받은 돈은 대부분 회사 경영에 사용됐으며 정치권을 상대로 로비를 하거나 정치자금을 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세풍의 고대원 전 부사장(37) 등 공적자금 유발기업주 4명을 최근 구속했다. 고 전 부사장은 세풍그룹 창업주인 고 고판남씨의 손자로 96년 12월 세풍 계열사인 우민주철에 담보도 없이 45억3000여만원을 불법 대출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고 전 부사장은 이 돈으로 우민주철이 S종금 등 금융기관에 진 빚을 갚도록 한 뒤 S종금에 우민주철의 담보로 잡혀있던 자신과 가족의 예금 45억여원을 인출해 사용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한편 새한그룹은 “현 경영진은 2000년 10월 워크아웃 이후 채권단 공모를 통해 모두 새로 들어온 사람들로 현재 회사의 영업성과가 좋아져 경영이 정상화되고 있다”며 “이 전 부회장의 지분은 1% 미만으로 이번 사건은 회사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기업 외에 10여개 부실 대기업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이수형기자 sooh@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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