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아태재단…" 의혹 집중…이수동씨 돈 어디에 썼는지 관심

  • 입력 2002년 2월 21일 18시 11분


지앤지(G&G)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씨의 돈 5000만원이 아태재단의 전 상임이사인 이수동(李守東·사진)씨에게 전달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아태재단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더구나 21일 일부 언론에 이씨가 문제의 5000만원을 “준(準)공익적 목적에 썼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자 돈의 사용처를 둘러싸고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준공익적 목적’이란 게 사실은 정치자금을 말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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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를 대신해 해명에 나선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도 이날 아침 “이씨가 이 돈을 준공익적 용도로 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오후 “내가 이씨의 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와전된 것”라고 오전의 말을 번복했다.

아무튼 재단 측은 “이씨가 수표를 1년 반 가량 갖고 있다가 누가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빌려준 것이다. 그건 특검이 더 잘 안다”고 정치자금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씨가 수십년 동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집사’로 일해왔을 뿐만 아니라 1995년 여름 재단 행정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부터는 재단 살림까지 도맡아 온 것으로 알려진 탓에 이런 해명들이 별로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씨는 97년 대선 이후 김 대통령이 재단 이사직을 내놓으면서 이사진에 결원이 생기자 재단 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재단의 ‘어른’으로 각종 대소사를 챙겨왔다는 게 동교동계 인사들의 전언이다.

그는 검찰소환 직전인 18일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석연치 않게 사표를 냈다. 일각에서는 97년 DJ 비자금 사건 때 이씨 명의의 계좌가 발견된 점을 들어 ‘DJ 비자금 종합관리자’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동교동계 인사들은 “그 정도 인물은 아니다”라고 일축하고 있다.

재단의 한 관계자는 “이씨는 사건이 터진 직후 재단 측에 ‘정말 부끄럽게 됐다. 천추의 한을 남겼다. 재단에 이렇게 누를 끼치다니’하며 고개를 떨구더라”라고 전했다. 재단 후원회장인 최재승(崔在昇) 의원도 이날 “어제 TV를 보고 처음 알았다. 후원금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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