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여수 돌산읍 주민들 장학금 모아 재단설립

  • 입력 2002년 2월 19일 17시 44분


전남 여수의 섬지역 주민들이 농수산물값 폭 등 어려운 여건에서 2억여원의 성금을 모아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재단을 설립해 화제다.

여수시 돌산읍 주민들은 지난해 2월부터 1년여간 모은 주민 성금 1억1400만원과 출향 인사들이 낸 5000만원, 20년 전에 조성된 5000만원 등 모두 2억1400만원으로 ‘재단법인 돌산장학회’를 설립하고 법인 등기를 마쳤다.

주민들은 기존 장학금 5000만원으로는 법인 설립이 어려워 각종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는데다 2년 전부터 은행 금리가 떨어지면서 장학사업을 제대로 펼 수 없게 되자 읍사무소와 함께 장학재단을 설립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난해 2월 부임한 김재철(金在喆)읍장과 41개 마을 이장단, 부녀회장, 어촌계장 등 주민 대표들은 주민들과 수십차례 간담회를 갖고 출향 인사들을 직접 찾아가 재단 설립 취지를 설명하고 성금 모금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그 결과 주민 530여명이 1만원에서 500만원에 이르는 돈을 내놨고 지역 출신 사업가, 의사 등 출향 인사들도 십시일반으로 5000만원을 보태 2억원이 넘는 돈을 모았다.

재단 업무를 대행하기로 한 읍사무소측은 올 8월 지역 출신 중 고 대학생 가운데 생계가 곤란한 학생들과 우수 지도교사들에게 2000만원의 장학금과 장려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김재철읍장은 “농수산물 시장개방으로 형편이 어려운데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좋은 결실을 보게 됐다”며 “앞으로도 성금을 계속 모아 재단 규모를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여수〓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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