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자금원 사채브로커 추적

  • 입력 2002년 2월 14일 18시 11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를 수사 중인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은 14일 삼애인더스의 주가 조작 및 이용호씨 정관계 로비 과정에서 사채 브로커인 정모씨(39)가 이씨의 자금줄 역할을 한 사실을 밝혀내고 정씨의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

특검팀 조사 결과 이용호씨는 2000년 7월 150억원 상당의 삼애인더스 전환사채가 발행되자 사채 대금 중 2억원을 지앤지(G&G) 그룹 계좌로 빼돌려 정씨에게 빌려줬으며 정씨는 지앤지 그룹 계열사의 어음을 할인해주는 등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특검팀은 이씨가 삼애인더스 전환사채를 발행할 당시 핵심 권력층의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용호씨를 재소환해 사채 발행 경위와 정관계 로비 의혹을 재조사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정씨가 이용호씨의 자금을 동원하거나 세탁하며 정관계 로비에 관여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정씨의 휴대전화 사용 명세를 분석하고 있다.

특검팀은 또 지난해 5월 김영준(金榮俊·구속)씨가 소유주로 있던 대양상호신용금고가 라이트하우스인베스트먼트에 217억원을 불법 대출하는 과정에도 권력 기관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한편 특검팀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를 여러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진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 방법과 시기를 이번 주말까지 결정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형택씨가 지난해 4∼9월 접촉한 검찰 간부들에 대해 서면조사를 벌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이용호씨의 변호인인 J변호사에게 이용호씨 사건 수사중단 압력 의혹과 관련된 서면조사서를 보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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