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게이트…나라 4, 5년 후퇴”

  • 입력 2002년 2월 13일 18시 21분


설 연휴기간 중 지역구를 찾았던 여야 의원들은 주민들이 각종 부패 게이트, 북-미 긴장 사태 등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부패 게이트〓한나라당 의원들은 특히 권력형 부패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인기(李仁基·경북 칠곡) 의원은 “각종 게이트로 인해 더 이상 이 정부에 기댈 게 없다고 하더라”며 “두 손 두 발 다 들었고 현 정권 집권 이후 나라가 4, 5년은 후퇴했다고들 말하더라”고 소개했다.

안경률(安炅律·부산 해운대-기장을) 의원은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그래도 아들을 구속까지 했는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아들들을 변호하는 데 급급하다는 지적과 함께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김 대통령도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민주당 장영달(張永達·전북 전주 완산) 의원은 “정치인이 부정의 대명사처럼 돼있어 곤혹스러웠다”고 말했고 같은 당 강운태(姜雲太·광주 남) 의원도 “현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부정부패를 깨끗이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전했다.

자민련 정우택(鄭宇澤·충북 진천-괴산-음성) 의원은 “검찰이 부패 게이트를 제대로 못 밝혀내고 특검을 통해 양파껍질처럼 비리가 밝혀지는 것을 들어 검찰에 대해 불신을 나타내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북-미 긴장과 안보〓민주당 이낙연(李洛淵·전남 함평-영광) 대변인은 “야당이 4년 내내 (대북정책의) 발목을 잡다가 미국이 강하게 나오니까 ‘그것 봐라’ 하며 정부를 비난하고 몰아치는 것은 곤란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송석찬(宋錫贊·대전 유성) 의원은 “미국을 방문,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답방을 반대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에 대한 비난 여론도 있었다”고 말했고 장영달 의원은 “미국의 태도에 자존심이 상하고 울화통이 터진다는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반면 자민련의 정우택 의원은 “북-미간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더라”고 소개했다.

한나라당 최연희(崔鉛熙·강원 동해-삼척) 제1정조위원장은 “미국을 괄시해서 우리나라가 견뎌내겠느냐는 말이 많더라”며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간의 이견을 문제로 지적했다.

▽경제·민생문제〓민주당 박병석(朴炳錫·대전 서갑) 의원은 “한결같이 ‘먹고살기 힘들다’며 정치 얘기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고 같은 당 박종우(朴宗雨·경기 김포) 정책위의장은 “농민들은 대부분 쌀개방 문제를 걱정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심규철(沈揆喆·충북 보은-옥천-영동) 의원은 “농업붕괴 위기에 대해 정부가 아무 것도 않고 있다는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신영국(申榮國·경북 문경-예천) 의원은 “농촌에서는 힘들게 일해도 먹고살기 힘든데 벤처라고 해서 수백억 수천억원씩 일확천금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고 일할 맛이 안 난다는 얘기가 많더라”고 전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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