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 장애인 박세호씨에 입영기회

  • 입력 2002년 2월 13일 15시 10분


김동신(金東信) 국방부장관과 최돈걸(崔燉傑) 병무청장 앞으로 하루만이라도 군에 가고 싶다 는 민원을 제출한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 박세호씨(34·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의 꿈이 조만간 실현된다.

국방부는 13일 박씨가 국방부 인터넷 홈 페이지(www.mnd.go.kr)를 통해 제출한 입영 희망 민원을 해결해 주기 위해 육군과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이와 관련, 육군 관계자로부터 “입영의사를 확인하는 전화를 받았다” 며 “설 연휴가 끝난 뒤 구체적인 시기와 방안을 다시 협의하기로 했다” 고 말했다.

군에서는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인 박씨의 형편을 고려, 1박2일 정도의 병영체험과 함께 장병 정신교육을 위한 1일 강사 기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영체험은 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비무장지대(DMZ) 철책 근무를 서고 싶다 는 박씨의 희망을 고려한 것. 군에서는 휠체어를 탄 박씨가 움직이기 쉬운 임진강 인근 부대에서의 병영체험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장애인으로서 살아온 역경과 체육인으로 우뚝서기까지의 피땀어린 노력을 장병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는 박씨의 희망도 정신전력 고양 차원의 1일 강사 형식으로 실현될 예정이다.

육군 관계자는 “박씨의 행동은 국방의무를 기피하는 일부 신세대들에게 교훈을 줄 것으로 보인다” 며 “박씨의 희망대로 국방부와 협의해 입영기회를 줄 예정” 이라고 말했다.

19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 등에서 우승한 박씨는 8일 김 국방장관과 최 병무청장 앞으로 “하루라도 좋으니 군번을 목에 걸고 비무장지대에서 철책 근무 경험을 하고 싶다” 는 민원을 내 화제가 됐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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