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서초구 양재동 남부농협에 일련번호 등이 위조된 액면가 3억원짜리 수표가 입금된 뒤 같은 날 오후 4시경 농협 서초지점에서 현금 3억원이 인출됐다.
또 같은 날 농협 천호동 지점과 이수 지점에서도 액면가 3억원인 위조수표가 한 장씩 입금된 뒤 현금 등으로 나눠 인출됐다. 범인들이 이 같은 방식으로 빼내간 돈은 현금 4억9000여만원을 포함해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 등 모두 9억원으로 집계됐다.
경찰수사 결과 범인들은 생활정보지에 경리사원을 구한다는 광고를 낸 뒤 이를 보고 찾아온 김모씨(23·여) 등 2명에게 농협에 계좌를 개설토록 한 뒤 위조수표를 입금시키고 돈을 인출해 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들이 전문기기를 이용해 농협에서 발행된 130만원짜리 수표의 액면가를 3억원으로 위조한 뒤 진짜 3억원짜리 수표와 같은 일련번호를 기재해 농협 직원들이 깜쪽같이 속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문 위조범들의 소행으로 보고 농협 내에 관련자가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훈 기자 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