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수사성과 및 전망>

  • 입력 2002년 2월 6일 16시 49분


숨가쁘게 진행되던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1차 수사기간 만료(8일)를 앞두고 일단 '호흡 조절'에 들어갔다.

특검팀은 이번 주 안에 그동안 밝혀낸 사실과 의혹들에 대한 수사를 정리하고 2차 수사 시작과 함께 새로운 '열매찾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차 수사 성과=대표적인 성과는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의 동생 신승환(愼承煥)씨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李亨澤)씨의 구속.

지난해 9월 이용호씨가 대검에 구속된 뒤 잠적했던 전 대양상호신용금고 소유주 김영준(金榮俊)씨를 검거해 구속하고 김씨의 도피를 도운 현직 금융감독원 감리위원인 김모 교수의 실체를 밝혀낸 것도 큰 '전과(戰果)'다.

특검팀은 또 보물 발굴사업과 관련해 이형택씨와 엄익준(嚴翼駿·사망)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을 연결해준 이기호(李起浩) 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도 직접 소환해 조사했다.

여기에다 이용호씨 사건 수사 중단 압력의 연결고리로 알려진 김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金弘業)씨의 측근인 김성환씨의 존재를 밝혀낸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 가운데 하나다.

▽향후 수사 전망=특검팀은 우선 이형택씨의 수사중단 압력 실체와 연결고리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승남 전 검찰총장의 소환 조사 여부도 1차 수사의 마지막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형택씨의 관련계좌에서 발견된 뭉칫돈의 성격 규명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돈의 성격은 이형택씨가 이용호씨의 삼애인더스 해외 전환사채(CB) 발행과 주가조작 과정에 개입했는지를 밝혀줄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또 1차 소환조사를 마친 임휘윤(任彙潤) 전 부산고검장 등 2000년 5월 당시 이용호씨 사건 수사라인의 처벌 수위를 놓고 마무리 법률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난 뒤 14일부터 시작될 2차 수사의 초점은 이용호씨의 CB 발행 및 인수, 김영준씨와 공모한 주가조작과 정관계 로비 등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이 이 과정에서 또 다시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낸다면 사건의 파문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상록기자>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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