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은 2000년 1월경 당시 국정원 국방보좌관(육군 소장)이 엄익준(嚴翼駿·작고) 국정원 2차장의 지시로 이수용(李秀勇) 해군참모총장을 찾아가 보물탐사용 장비와 병력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한 사실을 밝혀냈다.
특검팀은 이에 따라 청와대 등 여권 핵심인사가 이형택씨와 엄 전 차장을 연결시켜줬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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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또 이형택씨가 2000년 8월경 시가 2억2000만원이던 토지를 이용호씨에게 2억8000만원에 팔아 6000만원의 차익을 남긴 사실을 확인하고 보물 발굴사업과의 대가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검찰 수사팀은 두 사람의 부동산 거래를 확인했으나 부동산 보유 기간이 길고 대가 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워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특검팀은 이형택씨를 이번주 중 소환할 계획이었으나 새롭게 드러난 의혹들에 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해 소환 시기를 다음주로 늦추기로 했다.
특검팀은 또 25일 김형윤(金亨允·구속) 전 국정원 경제단장을 불러 엄 전 차장과 김은성(金銀星·구속) 당시 국정원 2차장 등이 이형택씨의 요청을 받고 보물 발굴사업 착수를 지시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특검팀은 당시 천용택(千容宅) 국정원장도 보물 발굴사업에 대한 보고를 받았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전 D금고 소유주 김영준(金榮俊·구속)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 모여대 김모 교수(41·여)를 24일 밤 임의동행 형식으로 소환해 조사했으나 특별한 혐의점을 찾지 못해 25일 새벽 돌려보냈다. 특검팀은 “지금으로서는 김 교수를 다시 부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검찰조사와 관련, “모 회사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데 사업 차원에서 이 회사 사장 등과 함께 지난해 6∼7월 김영준씨를 처음 만났고 이후 8월1일경 한번 더 만났을 뿐”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특검에서는 김씨와 몇번 만났는지, 어떻게 알게 됐는지 등에 대해서만 조사받았으며 정관계 로비 등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도 못하고 조사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또 산업은행과 한빛은행 채권팀 관계자들을 불러 보물 탐사 당시 물막이 공사를 한 신화건설의 220억원 채권의 만기를 연장한 경위를 조사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