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상주군민 "공군사격장 이전-소음피해 보상"

  • 입력 2002년 1월 16일 23시 36분


8일 경북 상주시 중동면의 마을 식당에 공군 전투기의 연습탄이 떨어진 것을 계기로 중동면의 공군사격장 이전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중동면 주민과 인근 사벌면, 낙동면, 의성군 단밀면, 예천군 풍양면 주민 1000여명은 17일 오전 10시 중동농협 앞에서 사격장 이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주민들은 “소음 뿐만아니라 언제 오폭으로 사고를 당할지 모르는 불안감을 더이상 참을 수 없다”며 사격장 이전과 함께 소음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동면의 공군사격장은 1953년 미군이 설치했다가 공군으로 넘긴 이후 지금까지 50년 가량 전투기 사격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195만평 규모의 사격장에서 공군은 하루 10여차례 사격연습을 하고 있다.

주민들은 사격연습과 저공비행으로 TV 시청과 전화통화조차 곤란하다며 일부는 난청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격장에서 2㎞ 가량 떨어진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여름에도 창문을 닫고 수업을 해야할 정도라는 것.

소와 돼지를 기르는 주민들은 사격장 소음으로 가축의 유산이 잦고 인공수정도 자주 실패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폭사고도 해마다 서너번씩 일어나고 있다는 것.

예천 공군부대 관계자들은 13일 중동면을 찾아 앞으로 사격횟수를 줄이고 비행기 고도를 높인다는 등 몇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사격장 이전은 불가능하다는 게 공군측 입장.

중동사격장 소음공해대책 추진위원회 고재훈(高宰熏·49) 회장은 “50년 동안 참을만큼 참았다”며 “사격장을 옮기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주민들이 납득할만한 보상과 안전대책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주〓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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