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12월 26일 14시 1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김씨는 “결혼하면 아내가 직장을 그만둬야할지 모르는 데다 융자 없이 결혼하고 싶어 부모님을 설득했다” 고 말했다.
비수기라는 통념을 깨고 겨울 결혼이 크게 늘고 있다. 이를 두고 최근 몇 년간 불경기로 결혼하는 이들이 줄었다가 최근 경기가 풀리면서 결혼이 는다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만혼(晩婚)과 독신자의 급증으로만 해석하기에는 최근 몇 년간의 혼인 감소폭이 이상할 정도로 컸기 때문.
▽겨울 결혼 크게 늘었다= 다이어몬드 등 예물전문 국내 최대 유통업체인 골든듀에 따르면 지난 11월에 예물을 구입한 예비 신랑신부들이 지난해 11월에 비해 39.3%(65쌍)나 늘었다. 늦어도 결혼식 한달 전에 예물을 구입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12월 결혼이 그만큼 는 것이다.
이 업체 김두환(金斗煥)백화점 영업팀장은 “이 정도로 겨울 결혼이 는 적이 없다” 며 “불황의 끝이 보이면서 늘고 있는 것 같다” 고 말했다.
예식장 업계도 때아닌 특수에 희색이 만연하다. 서울시내 한 유명 예식장의 12월 결혼식 현황은 모두 42건. 지난해 같은 달 30건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데다 올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을 정도다.
또다른 예식장업주 김모씨 역시 “지난해 12월 예식건수는 35건이었으나 올해는 48건으로 크게 늘었다” 며 “10여년 예식장을 운영했으나 겨울철에 느는 것은 처음” 이라고 말했다.
결혼준비 전문업체인 메리즈 웨딩컨설팅은 12월에 결혼하는 이들이 10, 11월 최대 성수기의 90% 수준에 이른다고 밝혔다. 12월이 봄철 결혼성수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왜 이럴까= 95년 이후 결혼하는 커플은 매년 줄어드는 추세. 이를 두고 통계청에서도 해석에 많은 논란이 있다. 통계청 인구분석과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의 혼인 감소가 IMF 등 경기 침체의 영향인지 혹은 독신의 증가인지 등에 대해 논란이 많다” “며 “올 들어서도 8월까지 혼인이 줄다가 그 뒤 늘었다면 경기 회복의 영향일 개연성이 크다” 고 말했다.
지난 5월이 손 있는 달로 결혼을 꺼리는 윤달이었기 때문에 결혼이 늦춰졌고 이게 이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메리즈의 정동인(鄭東仁)컨설팅실장은 “결혼식 비용이 싸 겨울 결혼은 장점이 많다” 며 “요즘 야외촬영도 생략하는 추세인만큼 겨울결혼은 신세대 취향에 맞는다” 고 말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