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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0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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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환경파괴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이는 매립에 의한 환경파괴와 개발에 의한 환경파괴를 혼동한데서 나온 것이다. 그동안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따져보지 않고 매립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이미 오래 전 매립이 완료되어 나대지로 방치되어 있는 땅을 부분적으로 개발한다고 해서 환경이 파괴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개발은 곧 환경파괴라는 식의 단순 논리로 김포매립지를 봐서는 안 된다.
농업용도로 매립된 땅을 타 용도로 개발하는 것은 특혜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국가가 개발하면 개발이익의 사유화를 막을 수 있으므로 특혜로 볼 수 없다. 6355억원의 매입비용과 매년 수백억원에 이르는 이자비용은 결국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김포매립지를 개발하면 서산지구 용도변경을 거부할 명분이 사라진다는 견해도 납득하기 어렵다. 민간기업에 대한 특혜와 국가에 의한 개발이익의 공유는 차원이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기회비용의 차이다. 김포매립지의 진짜 비용은 6355억원이라는 매입비용이 아니라, 타 용도로 활용해서 얻을 수 있는데도 나대지로 방치됨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편익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농사를 지을 수 없고 외진 시골의 농경지에 고층 업무용 빌딩을 지을 필요가 없는 이유를 생각해 보자.
김포매립지의 경우 중요한 것은 개발 여부가 아니라 개발의 시기와 방법이다. 인천시는 송도 신도시, 인천국제공항 주변지역, 검단 등지에 이미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이들 지역과 김포매립지 개발은 중복투자의 우려를 낳고 있다.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이 추진되어야 한다. 아울러 김포매립지 주변 수도권매립지와 서인천화력발전소 등과 관련한 환경오염 저감대책과 기반시설 조성 계획도 함께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이 인 석(인천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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