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불법체류자가 몰려온다…10만여명 입국할듯

  • 입력 2001년 11월 30일 18시 09분


내년 6월 월드컵축구대회를 계기로 ‘월드컵 관광객’을 위장해 불법체류를 목적으로 입국하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비상 대책이 절실하다.

불법체류 목적의 입국은 동남아와 중동지역 사람들도 문제지만 사상 최초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중국팀이 한국에서 경기를 갖게 돼 특히 조선족 동포들의 대거 입국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인 월드컵 관광객 속에는 ‘코리안 드림’을 노리는 조선족 동포와 중국인들이 섞여 불법체류를 목적으로 입국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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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 입장권이 한국행 비자”


서울 조선족교회 서경석(徐京錫) 목사는 “현재 국내에 불법체류 중인 조선족 동포가 15만∼20만명에 이르고 대회 이후 불법체류자가 수만명이나 늘어날 가능성이 커 엄청난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막대한 브로커 중개료와 목숨을 건 밀항 대신에 10만원 미만의 월드컵 입장권만 구입하면 합법적으로 한국에 올 수 있어 벌써부터 중국 현지의 여행사와 관련 기관, 한국 내 조선족동포들에게는 월드컵경기 입장권을 구입하려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의 중국청년여행사 왕리(王麗) 지점장은 “월드컵 입장권을 어떻게 구할 수 있느냐는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걸려 오고 있다”고 말했다.

주중영사관 관계자는 “베이징과 선양(瀋陽)에서는 이미 ‘월드컵 입장권 티켓 1장이 한국 입국사증 1장’이라는 말이 퍼져 있으며 티켓 구입에 관한 문의도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서울 구로공단에서 일하는 조선족 동포 이모씨(34)는 “중국 현지에서 수십배의 웃돈을 주고라도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모두 혈안이 돼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중국의 가족과 친지들로부터 입장권 구입 방법을 묻는 전화도 많이 걸려 온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은 알고 있지만 그동안 수 차례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으나 아직까지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윤상호기자·베이징〓이종환특파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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