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5000만원 로비자금 여부 추궁…진씨에 돈빌린 허씨 재소환

  • 입력 2001년 11월 21일 23시 33분


‘진승현 게이트’를 재수사 중인 서울지검은 21일 한국은행 출신으로 전 K은행 감사였던 허모씨를 재소환해 진승현(陳承鉉)씨 측에서 7억원을 빌린 뒤 1억5000만원을 갚은 경위를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MCI코리아 전 회장 김재환(金在桓)씨는 지난해 검찰 수사 당시 “진승현씨의 지시로 허씨한테서 돈을 받아 정성홍(丁聖弘) 전 국가정보원 경제과장에게 4000만원을 빌려줬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허씨로부터 “1억5000만원을 모두 10만원권 수표로 바꿔서 돌려줬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허씨가 로비자금과 무관하게 단순한 빚을 갚으면서 왜 굳이 10만원권 수표 1500장으로 돌려줬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서울지검 고위 관계자는 “허씨가 언론에 ‘빌린 돈은 2억원뿐’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허씨가 최근 새 직장을 구하고 있는 사정 때문인 것으로 안다(7억원을 빌린 사실이 알려지면 직장을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액수를 축소하고 있다는 의미)”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진씨가 지난해 4·13 총선 직전 정치권에 선거자금을 지원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있었지만, 언론에 난 것만으로는 수사에 착수할 수 없다”고 밝혔다.일부 신문은 지난해 3∼4월 진씨가 정씨를 통해 민주당 P, K, K 의원과 한나라당 L, J 의원 등에게 각각 5000만∼1억원대의 선거자금을 제공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정씨는 이날 오후 서울지검 기자실에 전화를 걸어 “누구에게 어떤 돈도 건넨 적이 없다”며 ‘정치자금 중개설’을 부인했다.

정씨는 “다만 총선 직전 (전남 목포의) 선거 유세장에서 민주당 김홍일(金弘一) 의원을 만난 적은 있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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