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수능]“수능 가채점 평가원서 주관”

  • 입력 2001년 11월 14일 18시 20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곧바로 일부 답안지를 가채점해 예상 성적분포 등에 관한 정보를 수험생에게 제공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평가원 관계자는 14일 “수능 성적이 공식 통보되기 전까지 성적추이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없어 일선 고교가 진학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평가원이 직접 가채점해 자료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험 당일 입시기관의 성적 추정과 2, 3일 뒤 전국 10만여명의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가채점 결과가 발표되고 있으나 수험생의 기억에 의존한 것이어서 혼란을 줄 수 있는 만큼 실제 답안지를 근거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빠르면 내년부터 평가원이 수능 가채점 결과를 공개하게 되면 지금까지 사설 입시기관들의 자체 분석으로 진학상담을 해오던 대입지도 양상이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수능 가채점은 최근 3, 4년간 수능 성적이 전국 평균과 비슷한 분포를 보인 서울지역의 일부 시험지구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시험이 끝나면 곧바로 답안지를 채점해 2, 3일 뒤 성적추이를 발표한다는 것.

평가원 관계자는 “이 경우 오차가 있을 수도 있지만 상위 50%에 속하는 수험생의 전체 평균 등 시험의 전반적인 추세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원 측은 자체 수능 가채점을 위해 최근 3년간의 자료를 토대로 모의실험을 할 계획이다.

올해 수능 출제위원장을 맡았던 안희수(安希洙) 서울대 교수는 12일 본지 교육팀이 마련한 수능관련 좌담회에서 “수능이 끝난 뒤 사설 입시기관이 예상점수를 공개하는 것을 기다리지 말고 책임 있는 공적 기관이 객관적인 예상치를 집계해 발표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출제위원들도 최근 평가원과의 회의를 갖고 이 같은 방안을 건의했다.

출제위원으로 참여한 김경성(金慶成·교육측정평가) 서울교대 교수는 “서울지역 전 수험생의 답안지를 입력하는데 5일이 걸린다”며 “수험생의 10%에 해당하는 인원의 답안지를 채점한다면 이틀 내에 1%의 오차 범위에서 정확히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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