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비 안준다” 어머니 살해

  • 입력 2001년 11월 9일 18시 25분


대입검정시험을 준비해온 10대 여학생이 고액 과외비 부담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살해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9일 대입검정시험 준비생 이모양(19)이 2월 9일 오후 2시반경 인천 부평구 부개동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 노모씨(48)를 목졸라 숨지게 한 사실을 밝혀내고 구속 중인 이양에게 존속 살해 혐의를 추가했다.

이양은 과외교사가 저지른 또 다른 살인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 이미 구속된 상태.

이양은 인천 B여고 2학년에 다니던 중 학교를 중퇴한 뒤 2년간 월 400만원씩의 고액과외를 해오면서 부모와 갈등을 빚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에서 전교 10위권 내의 성적을 유지하던 이양은 인천 부평구 Y학원을 다니던 중 “학교 공부를 그만두고 개인 과외를 하면 검정시험을 통해 명문대에 보내주겠다”는 학원강사 이모씨(37)의 권유에 따라 학교를 자퇴했다. 이양은 학원 동기생 3명과 함께 방이 5개나 있는 이씨의 빌라에서 한 과목당 50만원씩을 주고 개인지도를 받아왔다.그러나 이양의 성적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으며 월 400만원씩 들어가는 과외비를 감당하지 못한 이양의 부모는 개인과외 대신 서울 유명학원을 수강하도록 이양에게 권유하고 이양이 이를 거부하면서 가정불화가 잦았다는 것. 이양의 아버지는 인천에서 목재상을 경영해 비교적 생활이 안정된 편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양이 어머니를 마구 때리고 목졸라 살해한 뒤 피묻은 침대보를 세탁하고 수면제 30알을 먹고 자살한 것처럼 위장했다”고 말했다.

한편 학원을 같이 운영하던 손위 동서 서모씨(39)와 수익금 문제로 다투어오다 서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이씨는 이양이 자신의 범행사실을 털어놓자 또다른 범죄에 끌어들였다.경찰에 따르면 이씨와 이양은 9월 28일 오전 7시경 인천 부평구 부평6동 노상 주차장에서 서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강원 평창군 봉평면 청태산 계곡에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박희제기자>min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