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돗물 바이러스' 공동 조사 무산

  • 입력 2001년 10월 26일 18시 36분


서울시내 5곳의 수돗물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한나라당 발표와 관련, 서울시가 조사를 맡았던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상종(金相鍾) 교수와 한림대 의대 임상병리과 이규만(李揆晩) 교수팀에게 제안했던 바이러스 공동 조사가 검사 기간 등 조사 방법에 대한 양측의 견해 차이로 무산됐다.

서울시는 26일 시내 13곳의 수돗물을 조사해 5곳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김 교수팀과 ‘공동조사 시행 회의’를 갖고 빠른 시간 내에 조사에 착수할 것을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시는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서 김 교수팀에게 공동 조사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하고 서울대나 한림대 또는 제3의 실험실 등에서 실험을 하자고 제안했다.

또 공동조사가 어렵다면 김 교수팀이 조사하고 이 과정에 서울시가 입회하거나 서울시가 검사하고 김 교수팀이 입회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수돗물은 1년 내내 시민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서울시가 제안한 1회성 조사는 의미가 없다”며 “최소한 1년이상 수돗물 전반에 대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조사가 진행될 경우에만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교수도 “수돗물은 계속 흐르기 때문에 당초 검사 때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조건이 다른 상황에서 일과성으로 하는 조사는 변별력이 없다”고 말했다.

시는 이에 따라 29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김 교수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지목한 송파구 올림픽공원 등 5개 지점에서 수돗물 표본을 채취해 자체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공동조사가 무산돼 시민의혹 해소차원에서 우선적으로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지목된 5곳에서 자체조사를 실시키로 했다”며 “표본 채취 단계부터 검사에 이르는 조사 전 과정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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