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수능 또 바뀌나" 술렁…2005학년도 개편시안 학부모 교사 반응

  • 입력 2001년 10월 22일 16시 43분


교육인적자원부가 22일 발표한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시안에 대해 학부모와 고교 및 대학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렸다. 학부모와 고교 교사들은 “입시제도가 또 바뀌느냐” “입시 변화를 따라가기가 버겁다”며 개편안의 내용에 상관없이 변화 자체에 대한 불안과 거부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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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수능제도에 따라 처음 시험을 치르게 되는 현재 중학교 3학년생의 학부모 임명희(林明熙·39·경기 성남시 중원구)씨는 “올해 새로운 수능제도가 도입된다고 들었는데 또 바뀐다니 혼란스럽다” 며 “수능시험이 여러 차례 실시되는 등 입시제도가 복잡할수록 과외를 충분히 시킬 형편이 못되는 부모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고 말했다.

서울 경기고 김종권(金鍾權) 진학부장은 “1안에서 일부 영역에 한해 수준별 시험을 치르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현재 고교의 여건으로는 수준별 수업이 이뤄지기 힘든 실정” 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장은 수능 이원화 방안에 대해서는 “서울의 일부 인기 대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이 학생 유치를 위해 고교 2학년 때 치른 수능Ⅰ과 내신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할 게 뻔해 고교 수업의 파행을 초래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을 내고 “1998년 확정 발표한 2002학년도 대학 입시제도를 시행하기도 전에 3년만에 새로운 대입제도 개편안을 거론하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에게 혼란만 야기할 것” 이라며 수능제도 개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학의 입학 관계자들은 변별력이 떨어진 현행 수능제도를 바꿀 필요성이 있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구체적인 개편안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수능시험의 이원화를 꾸준히 요구해온 서울대 유영제(劉永濟) 입학관리본부장은 “7차 교육과정의 심화학습 결과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수능Ⅱ의 도입이 시급하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화여대 김영수(金英洙) 입학처장은 “새로운 교육과정을 도입하자마자 입시제도까지 바꾸면 혼란이 있을 것“ 이라며“현행 시험체제를 보완해서 시행한 뒤 새 교육과정이 자리잡으면 수능시험을 이원화하는 방안을 도입하는 게 좋을 것” 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강재효(康在孝) 입학처장도 “한번의 시험으로 학생의 잠재력을 평가하기는 어려운 만큼 수능시험을 이원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면서도 “그러나 7차 교육과정이 교육 현장에서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데다 수능시험 기회를 늘리면 난이도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새 제도 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수능시험 개편 시안 가운데 어느 것으로 결정되든지 입시 제도가 바뀜에 따라 새로운 입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김승권(金勝權) 입학관리실장은 “선택과목이 늘어나고 대학의 모집 단위별로 시험 과목이 달라지므로 고교 1학년 때부터 진로를 결정해 소신껏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 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李永德) 평가실장도 “대학들이 전형 방법을 사전에 예고하도록 돼 있으므로 지원 대학과 학과를 일찌감치 정해 맞춤식 공부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 고 조언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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