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허브화'전략 날개 꺾이나

  • 입력 2001년 8월 9일 18시 56분


동북아시아의 중심 공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인천국제공항의 허브(Hub·중추)화 전략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인천공항을 이끌어 온 쌍두마차인 강동석(姜東錫) 사장과 이상호(李相虎) 전 개발사업단장이 유휴지 개발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적대 관계로 돌변하면서 업무 공백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북아 지역 허브 공항의 필요조건인 2단계 확장공사를 관장해 온 이 전단장은 이번 파문으로 직위해제돼 공항공사는 예산 확보 등 산적한 과제를 풀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부에서는 “2단계 사업이 물건너갔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의 2단계 확장공사는 항공 수요와 재원 등을 감안해 2020년까지 활주로 2개를 추가로 건설하고 여객터미널과 화물터미널 등 각종 부대 시설을 확충하는 것. 확장이 완료되면 현재 여객 2700만명, 화물 170만t 수준인 공항의 연간 처리능력이 여객 1억명, 화물 700만t으로 늘어나게 된다. 공항공사는 기초 설계용역 발주 등을 위해 기획예산처에 내년도 예산에 600억원을 반영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이번 파문은 실무진의 일손도 놓게 만들었다. 파문이 커지면서 국회 등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만들기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지내느라 본 업무에는 눈길도 보내지 못하고 있는 것.

여기에다 공항공사 수장인 강 사장도 자신을 겨냥한 ‘외압에 따른 특정업체 봐주기 의혹’에 대한 불똥을 끄기 위해 동분서주하느라 2단계 사업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항공사의 한 직원은 “2단계 사업에 대한 준비가 늦어지면 주변 외국공항과의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부 직원들은 두 사람이 모두 퇴진해야 공항 운영이 정상화되지 않겠느냐는 얘기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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