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형 사립高 도입 '흔들'

  • 입력 2001년 8월 8일 23시 00분


교육인적자원부가 2003학년도부터 도입하기로 한 자립형 사립고에 대해 서울시 교육청이 반발하고 나서 시작 단계부터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유인종(劉仁鍾) 서울시 교육감은 8일 “자립형 사립고 도입은 과외를 부추겨 과중한 사교육비 부담과 입시 과열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게 될 우려가 높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고른 교육 기회를 주기 위해 서울에서는 자립형 시범 학교를 운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 교육감은 “귀족학교로 변질될 수 있는 자립형 사립고 도입보다는 학교 교육 여건 개선 정책을 우선 추진해 공교육을 내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립형 사립고 선정은 해당 시 도 교육청이 자체 심사를 한 뒤 4∼6개 학교를 교육부에 추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선 교육청이 반대할 경우 자립형 사립고 선정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서울시 교육청의 반대 방침에 따라 타 시도 교육청에도 파장이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볼 때 지방 교육청의 경우 서울시 교육청의 방침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자립형 사립고 도입을 반대할 타 시도 교육청이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육부는 2003학년도부터 전국에 30개 이내의 자립형 사립고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며 서울시 교육청 관내에는 4, 5개 사립고가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해당 시 도 교육청에서 자립형 사립고를 반대한다면 교육부는 이를 추진할 수가 없다”면서 “타 시도 교육청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발언의 진위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용기자>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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