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사표

  • 입력 2001년 8월 2일 18시 50분


퇴임 논란이 계속돼온 서재희(徐載熹·73)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서 원장은 2일 “심평원의 사옥 이전 가계약을 하고 물러나려 했으나 참는 것도 한계가 있고 이젠 지쳤다”며 “나 때문에 심평원이 제 구실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아 최근 김원길(金元吉)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의 임기는 2003년 6월 말까지. 심평원은 연간 3억건에 이르는 의료기관 청구 진료비를 심사하는 기관으로 의료보험 통합과 함께 신설됐으며 계약직을 포함한 임직원 1400여명이 있다.

서 원장은 지난해 7월 1일 취임했으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전 동서인 데다 고령이고 1965년 이후 개원의로만 활동했다는 이유로 야당으로부터 “정실인사다” “행정능력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한의사협회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 복지부 안팎에서는 “여권 실세가 천거한 것 아니냐” “정보기관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정보 보고를 올렸다더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특히 의약분업 이후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난 것과 관련해 심평원이 의료기관의 부당청구를 제대로 적발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500억원대의 새 사옥 매입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은 “심평원을 보험재정 파탄의 주범인 것처럼 몰고 가는 것이 통탄스럽다”며 “부임 이후 김 대통령을 한번도 만난 적이 없고 근무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사옥 매입을 적극 추진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 원장의 후임으로는 서정돈 성균관대 의대 학장과 한동관 전 연세의료원장, 의협 부회장 출신인 이상웅 진료심사평가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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