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차 과태료 썩고 있다

  • 입력 2001년 7월 22일 16시 44분


서울시 25개 구청이 1990년부터 불법주차 과태료를 징수해 구별로 조성해 온 4000억원대의 주차장 특별회계 중 3분의 2 가량을 사용하지 않은 채 금고에 묵혀 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예결위 소속 한나라당 이강두(李康斗) 의원이 2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25개 구청은 지난해 주차장 특별회계 결산액 4318억원중 주차시설 건설에 954억원(22.1%), 주차단속 등 행정경비로 573억원을 집행했을 뿐 전체의 64.6%인 2791억원은 불용액으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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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걷은 과태료만 1대당 15만원

25개 구청은 또 지난 한해 불법주차 과태료로 841억원, 견인 차량의 공용주차장 이용료로 331억원을 징수해 서울시 등록차량(관용, 영업용 제외) 대당 7만원 가량을 부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북구의 경우 98년 구청 예산이 바닥났다는 이유로 주차장 특별회계 예산을 전용, 구청직원 월급 정산에 사용했다가 감사원의 시정명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시민의 돈으로 특별회계를 만들어 놓고도 제대로 쓰지 않은 것은 예산 낭비나 다름없다”며 “있는 돈도 다 못쓰는 서울시가 지난달 말부터 주정차 단속공무원을 확대해 과태료 부과액을 늘리려는 조치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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