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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23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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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가천의대 길병원은 이날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태어난 파페낸코 율라 발레리예브나양(3) 등 3∼15세 어린이 15명을 병원으로 초청,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에 대한 진료와 검사를 무료로 시행했다.
진료는 가천의대 김성호교수(44·소아심장과)를 비롯한 소아과와 내분비내과 등에서 담당했다.
이들 어린이는 길병원에서 혈액종양 여부와 심장 및 갑상선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검진 받게 되며 30일경 정확한 검사결과와 함께 진단이 내려지게 된다.
원전사고가 발생한 86년 이후 태어난 어린이들은 직접적인 방사능 피폭은 없었지만 부모가 방사능에 노출돼 그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돼 왔다.
특히 이번에 초청된 어린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갑상선 이상과 적혈구 감소 등의 증세를 보이고 있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김교수는 “체르노빌 원전사고 당시 누출된 대량의 방사능에 노출된 사람들의 경우 길게는 30년 뒤까지 후유증이 나타날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다”며 “체르노빌 부근에 살고있는 사람들은 물론 2세들도 후유증의 조기발견과 치료를 위해 정밀검진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무료검진은 한국, 우크라이나 친선협회가 98년부터 양국간 우호증진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시행해 오고 있는 사업이다. 어린이들은 이날 길병원에서 1차 검진을 마친 뒤 인천시내 관광과 청와대 및 영광원자력발전소 등을 방문하게 되며 다음달 2일 우크라이나로 돌아갈 예정이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