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때문에" 물류 폭설…농산물 반입-자동차 출고 차질

  • 입력 2001년 2월 16일 18시 26분


대우차 송도출고장 보관중인 수출용 라노스
대우차 송도출고장 보관중인 수출용 라노스
서울 중부지방에 내린 기록적인 폭설로 물류 대란이 벌어지는 등 경제활동 전체가 위축되고 있다. 특히 운송업체와 유통업체의 피해가 크다. 농수산물이 수도권에 제대로 반입되지 않아 16일 일부 채소값은 전날보다 2배가량 폭등했다.

▽수출 및 내수 차질〓대우차 부평공장이 있는 인천 송도의 하치장에는 매그너스, 레간자, 라노스 등 5000대(내수용 2000대, 수출용 3000대)가량이 눈에 묻혔다.

현대 기아차의 경우 울산공장과 아산공장에서 완성된 차량들이 판매를 위해 수도권으로 이동되는데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시내 눈이 여전히 녹지 않고 있어 이동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는 것. 국내 도로 사정 때문에 항만지역에 수출 상품을 제때 실어 나르지 못해 애를 태우는 업체들도 상당수.

▽농수산물 가격 폭등〓서울 가락동 농산물 도매시장에는 청과물 반입량이 줄어 일부 품목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날 서울 가락시장에는 과일 586t, 채소 2653t이 반입돼 전날 과일 698t, 채소 3587t에 비해 4분의 1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하우스재배가 이뤄지는 상추, 얼갈이, 쑥갓 등은 반입량이 크게 줄면서 값이 뛰었다. 서울 근교에서 주로 재배되는 상추의 경우 반입량이 15일 78t에서 16일엔 19t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4㎏짜리 상품 상추 1상자가 6100원에서 하루만에 1만2000원으로 올랐다. 또 서울 노량진수산시장내 수산물 반입 물량이 평소보다 10% 정도 줄어들면서 오징어, 활어 등 어종의 가격도 올랐다.

다행히 수입 원자재가 많이 들어오는 인천항이 15일 하루 하역 작업에 차질을 빚었다가 16일부터 바로 정상을 되찾아 원자재 도입 지연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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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피해〓교통 불편으로 서울시내 백화점 및 할인점의 경우 손님이 15일 하루 50%가량 줄었고 매출도 30%이상 감소했다. 신세계 E마트의 경우 가양점 등에서 셔틀버스 운행이 30%이상 줄어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택배업체들도 주문이 크게 줄었다. 대한통운의 경우 하루 평균 4만개 박스를 모아 배달하는데 15일엔 30∼40% 가량 줄었다.

대한항공은 16일에도 공항 활주로 제설 작업과 항공기 동체의 얼음 제거작업 등으로 150여편, 15일에 150여편 등 300편 가량의 국내선이 결항했으며 국제선도 20편 가량이 결항해 이틀동안 60억원 이상의 매출을 놓쳤다.

SK㈜ 등 정유사들은 차량 운행 감소로 휘발유 등 수송용 유류의 판매가 평소보다 25%이상 줄었다. 비행기 결항 및 관광객의 예약 취소로 여행업계와 호텔업계도 울상을 짓고 있다.

<이병기·박중현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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