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주 중국인 1만7천명 넘어…미국인 누르고 1위차지

  • 입력 2001년 2월 13일 18시 48분


‘중국인들이 서울로 몰려온다.’

서울시가 13일 발표한 지난해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중국인 거주자(화교 제외)는 1만7432명으로 외국인 중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줄곧 1위를 고수해 온 미국인이 중국인에 밀려 2위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거주 중국인은 97년 1만2734명에서 외환위기가 몰아친 98년에 1만856명으로 급감했었다. 99년 1만2283명에서 지난해 1만7432명으로 41.9%나 ‘급증’했다. 중국인과 별도로 집계된 대만인 거주자(2318명)를 합칠 경우 그 숫자는 1만9750명으로 늘어난다.

반면 99년 1만8763명이던 미국인 거주자수는 지난해는 11.2% 떨어진 1만6658명으로 집계됐다.

구별 중국인은 서대문구가 2692명으로 가장 많고 △중구 1607명 △마포구 1495명의 순이었다. 서대문구에는 연희 1 ,3동을 중심으로 중국인들이 주변 상가 매입에 나서는 등 중국인 상권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통계치는 서울시내 일선 구청에 30일이상 체류신청을 한 외국인들에 국한된 것이어서 비공식 입국자를 합쳐 서울에 실제 ‘머물고’ 있는 중국인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인 거주자가 6703명으로 3위였고 △필리핀 2432명 △캐나다 1795명 △프랑스 1223명 △베트남 1083명 등이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외국인수는 지난해 6만1920명으로 전년(99년)에 비해 8.3% 증가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로 몰려드는 중국인들은 저임금 노동인력이라기보다는 상사원들이나 학생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분석한다. 같은 한자문화권인데다 비행기로 1시간반밖에 걸리지 않는 지리적 이점이 서울을 찾는 주요인이라는 것.

건국대 양필승교수(사학과)는 “이 같은 현상은 중국의 세계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일본도 경험했던 일”이라며 “99년 4·4분기부터 중국인들의 대한(對韓)투자가 급증하고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수가 연간 100만명선에 육박하는 추세와 맞물려 중국인의 한국 진출은 앞으로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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