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수 아들 부정입학 의혹…직접면접 후 높은점수 줘

  • 입력 2001년 2월 9일 18시 42분


서울대 교수가 대학원 박사과정에 응시한 아들의 면접관이 돼 아들에게 다른 응시자보다 높은 점수를 준 것이 밝혀졌다.

서울대는 9일 “지난해 8월 보건대학원 박사과정 ○○전공 특차모집에서 이 대학원 K교수(58)가 아들(28)의 면접관이 돼 다른 2명의 면접관보다 아들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준 것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당시 면접관은 K교수를 포함해 3명이었으며 K교수가 다른 응시자보다 아들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으나 면접 총점은 다른 응시자가 더 높았다.

○○전공의 모집인원은 2명이었고 K교수의 아들을 포함한 2명만 응시해 모두 합격했기 때문에 K교수의 아들이 아버지의 도움으로 면접에서 과락(40점 이하)을 면해 합격했는지에 대해 서울대는 밝히지 않았다.

서울대는 “자녀가 수험생이면 해당 교수는 선발과정에 관여할 수 없도록 학칙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K교수의 아들은 보호자란에 어머니 이름을 적어 서류상으로 K교수와의 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K교수의 아들은 당시 서울대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었다. K교수는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지난해 12월 사표를 제출했다.

서울대는 K교수의 행위가 단순한 학칙 위반이 아닌 입시 부정일 수도 있다고 판단, 사표 수리를 유보하고 교수윤리위원회를 열어 징계 여부를 논의키로 했으며 K교수의 아들에 대해서는 입학 취소 등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이 사건에 대한 감사를 벌였으나 서울대가 자체적으로 조치하기로 해 징계요구 등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