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러시' 청소년 5천명 태국 호주 뉴질랜드 유학

  • 입력 2001년 1월 9일 18시 52분


겨울방학을 맞아 태국 호주 뉴질랜드 등지로 전지 훈련을 나가는 청소년 골퍼들이 늘고 있다.

골프 연수기관과 여행사 등에 따르면 이번 겨울방학에 외국 골프장에서 훈련을 하거나 훈련하기로 예약한 한국 초중고생 및 대학생은 5000명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골프 관련 유학 전문회사인 에듀하우스 김옥중(金玉中)사장은 “90년대 중반 이후 방학철 청소년 골프 연수가 증가하는 추세고 1, 2년짜리 중장기 연수도 인기”라며 “비용이 싼 태국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호주와 뉴질랜드 전지훈련도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태국에는 올 겨울에만 3000여명(추정)이 몰려 태국 골프장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방콕파타야 치앙마이 인근 골프 클럽마다 40명 안팎의 한국 청소년이 합숙하며 훈련받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들은 한달에 250만원 가량을 훈련비로 내고 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음식 문제로 곤란을 겪는 청소년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현지 교민을 고용, 한식으로 식사를 할 정도로 골프 프로그램이 정착됐다.

또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프로 선수들이 한국 청소년을 문하생으로 삼아 동계훈련을 하는 경우가 많다. 호주의 시드니 골드코스트 멜버른 캔버라 브리즈번,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크라이스처치 등지 골프장에서 쉽게 한국 청소년 골퍼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항공료를 제외하고 두달에 500만∼600만원을 훈련비로 내고 있다.

현지 관계자들은 “주로 한두달 짜리 임시 회원권을 구입하고 인근 연습장을 계약해 무제한으로 라운딩과 연습을 하는 ‘강행군’을 펼친다”고 말했다. 또 호주에는 매년 200∼300명씩 한 사람이 1년에 2500만원 가량을 내고 골프 유학을 가기도 한다. 해외 골프훈련 참가 청소년들은 주로 한국골프연맹에 가입된 1500여명의 중고교 선수를 비롯해 전국에서 몰려든 프로 골퍼 지망생이다. 이들은 국내보다 훈련비용이 싸기 때문에 외국으로 훈련을 떠나지만 한국 청소년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는 것은 외국에서는 ‘희한한 일’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태국 골프장을 돌아보고 온 경인여대 사회체육과 우찬명(禹贊命·골프 전공)교수는 “체계적인 훈련을 하지 않고 라운딩만 많이 한다고 좋은 선수가 될 수 없다”면서 “주먹구구식 해외 골프 연수 풍조가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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