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용검찰총장 '안기부자금 수사' 기자회견 자청]

  • 입력 2001년 1월 8일 18시 50분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은 8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안기부의 선거자금 불법지원 사건은 국가예산을 횡령한 중대 범죄행위”라며 “우리는 정치자금이니, 통치자금이니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간담회는 박총장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1157억원의 출처와 흘러간 경로, 사용처가 확인됐나.

“그 돈은 국가예산이다. 안기부가 관리하는 계좌에서 강삼재(姜三載)의원이 관리하는 계좌로 직접 간 것이 오랜 추적으로 확인됐다. 이 돈은 주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갔고 상당 부분은 신한국당에서 사용했으며 일부 확인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확인 중이다.”

―돈 받은 정치인 185명은 모두 신한국당 의원들인가.

“거의 다 그렇다. 그러나 100%라고는 말하기 어렵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비자금 수사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그 수사의 근거와 결과는 당시 수사발표를 보면 알 것이다. 수사초점을 흐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강삼재 의원 조사는 어떻게 되나.

“필수적이다. 스스로 떳떳하다면 공당(公黨)의 사무총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나와서 정정당당하게 조사를 받으면 되는 것 아닌가.”

―야당이 강의원에 대한 ‘방탄국회’를 열 것으로 보이는데….

“법 절차에 따라 차근차근 해나갈 것이다.”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과 차남 현철(賢哲)씨, 이원종(李源宗)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에 대한 조사계획은….

“소환대상자를 미리 단정할 수는 없다. 수사진행 과정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95년 6·27 지방선거 당시 민자당 사무총장이던 김덕룡(金德龍)의원은 혐의가 없나.

“실무자들을 조사해봐야 안다. 미리 말할 수 없다.”

―97년 대선자금으로 흘러간 돈은 없나.

“정확히 뭐라고 말할 수 없다. 자금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은 1157억원에 대해 수사 중이다.”

―수사 진행 중에 직접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이유는….

“수사의 초점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 국민이 잘못 인식하게 되는 것이 걱정돼 협조 요청하자는 것이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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