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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27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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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6일 1조9900억원의 예금이 빠져나가는 등 고객 이탈 조짐을 보여 파업 장기화에 따른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반면 정상영업중인 타 은행의 경우 시중자금이 몰리는 등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은 파업 전날인 21일부터 26일 사이에 각각 1조3700억원과 6200억원의 예금이 빠져나갔다. 휴일인 24일과 25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으로는 불과 나흘만에 2조원 가까운 거액이 새나간 셈. 또한 26일 하루 동안 국민과 주택은행에서 각각 9600억원과 4200억원이 인출돼 예금인출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은행이 자체 집계한 통계에 따르더라도 26일 수신고가 72조503억원으로 나타나 21일 72조6224억원에 비해 5721억원이나 감소했다. 주택은행은 전산망 장애와 인력 부족으로 자체 집계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국민은행측은 26일 수신고가 23일에 비해 329억원 늘어났다고 이날 밝혔는데 이와 관련해 금감원측은 “현실과는 다른 얘기”라면서 “국민은행에서 저축성예금이 9000억원 가량 빠진 것을 확인했다”고 일축했다.
한편 조흥 한미 우체국예금 신한 농협 등은 수신고가 빠르게 늘어나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밝혀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해 안정성이 높은 기관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면서 “특히 우체국예금은 은행권 구조조정 소용돌이가 몰아친 이달 들어 수신고가 7000억원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