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노사 합의 번복…회사 분리案 싸고 이견

  • 입력 2000년 12월 20일 18시 44분


한국통신 노사가 20일 잠정 협상안에 한때 합의, 분규 타결 가능성이 높았으나 일부 쟁점을 둘러싸고 이견이 해소되지 않아 이날 오후까지 막판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3일째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통 노조는 이날 오전 노사가 합의문 작성에 들어가 파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노조는 18일부터 3일에 걸친 밤샘 협상을 통해 △명예 희망퇴직 추가 접수 중단 △노사 협의 후 인력풀제 시행 △노사가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를 통한 민영화 및 구조조정 추진 등 핵심 현안이 사실상 타결됐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그러나 “이같은 내용은 노조의 일방적 발표로 노조측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고 파업이 끝날 때까지 비상 근무 체제를 유지하겠다”며 합의가 깨졌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회사가 오전 중 대부분의 합의 사항을 받아들이겠다고 해 놓고 마지막 문구 수정 단계에서 정책 예산 부처의 입장을 고려해 종전의 입장을 번복하고 있다”며 “최종 합의문이 나올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사 양측이 최종 합의문 작성 단계에서 크게 이견을 보인 부문은 분사를 중단할지 여부. 노조는 114와 콜센터의 통합 등 회사 분리 방안을 중단한다는 내용을 합의문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회사측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중단’이라는 문구를 못박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사는 또 인력 감축, 회사 매각 분할 등 구조조정시 ‘노사협의’를 거치도록 할 것인지 아니면 ‘노사합의’를 거칠 것인지를 두고 사측은 ‘협의’를 고수하고 노조측은 이보다 강한 표현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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